상단영역

본문영역

  • 기자명 서문원 기자
  • 영화
  • 입력 2022.10.04 16:23

'젊은 남자' 그때는 틀렸고, 지금은 맞는 영화...12일 개봉

21세기 이정재와 20세기의 이정재는 다르다

▲ 10월 12일 개봉 예정인 '젊은 남자' 3차 포스터(배창호 프로덕션 제공)

[스타데일리뉴스=서문원 기자] 12일 개봉 예정인 배창호 감독의 '젊은 남자'(1994)는 그의 작품들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지지 않은 드라마다.

이정재의 데뷔작인 '젊은 남자'(제작: 배창호프로덕션/배급: 스튜디오보난자), 1995년 이정재는 이 작품으로 청룡영화상 신인상을 수상했다. 

러닝타임 114분 내내 스타일리시하고, 파격적이며, 자유방임으로 점철된 1990년대 세기말 사회상을 거칠게 묘사한다.

'꼬방동네 사람들', '고래사냥', '깊고 푸른밤', '기쁜 우리 젊은날', '천국의 계단' 등 MZ세대라도 제목 만큼은 들어봤을 법한 작품들이 모두 감독 배창호의 걸작이었지만, 이정재 주연작 '젊은 남자'는 VOD, OTT로도 공개된 적이 없는 영화다.

'젊은 남자' 그때는 틀렸고, 지금은 맞는 레트로의 부활

1990년대 강남 유명 모델 에이전시에서 반드시 스타가 될 거라고 믿는 이한(이정재), 에이전시 손 실장(김보연)은 은연중에 이한의 스타성을 높게 평가하지만, 성상납을 하지 않아 광고 데뷔를 계속해서 차단한다. 

대신 상업광고 업자들에게 이한 보다 떨어지는 모델들을 메인으로 추천한다. 이한만 빼고 다 고분고분 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이한은 기가 죽기는 커녕, 묵직한 캠코더를 들고 다니며 자기 PR을 위한 영상을 촬영하고, 호주머니가 부족할 때면 자신을 쫓아다니는 재이(신은경)를 꼬드겨 남의 카드를 훔치고 오성급 호텔과 록카페를 돌며 흥청망청 쓴다.

그러던 어느날 이한이 길거리에서 마주친 차승혜(이응경)라는 미스터리한 여성. 유명 갤러리 대표인 그녀와의 만남이 이 영화의 새로운 변곡점을 제공한다.

차승혜의 등장은 터덜거리는 소형차에서 BMW, 벤츠로 상징되는 문명을 향해 거침없이 질주할 기회이자, 파국으로 향하는 지옥의 문인 셈이다.

아울러 '젊은 남자'는 지금 봐도 반가운 얼굴들이 있다. 90년대 하이틴스타로 군림했던 신은경, 이정재의 절친으로 분한 권오중(호성 역), 강성진(지동 역), 전미선(진이 역), 악랄한 손 실장 역에 김보연, 묘령의 여인 차승혜의 이응경, 라이벌 모델 최준 역에 최재원 여기에 최근 동방우로 개명한 명계남과 박중훈이 특별출연한다.

▲ '젊은 남자' 스틸컷(배창호 프로덕션 제공)

OTT 드라마로 리메이크 되도 흥행 가능성 높아... 

오는 12일 극장에서 재개봉하는 20세기말 배창호 영화 '젊은 남자' 스토리가 이 정도라면, 21세기에는 더 큰 반향도 기대해 볼만 하다.

'젊은 남자'는 분명 1994년 개봉한 영화다. 하지만 툭하면 터지는 열정페이 논란과 그 뒤에 확장된 연예계 갑질, 빈익빈 부익부에서 파생된 성을 매개로한 범죄가 낯설지 않다.

30년 전 영화임에도 자유방임주의 사회와 양극화로 치닫는 물질만능주의를 이처럼 정확하게 집어낸 경우란, 지금 K컬쳐로 덫씌워진 영화, 드라마에도 쉽게 볼 수 없는 풍광이다. 현대 사회의 백태를 고스란히 드러낸 점은 높이 평가할 만하다.

언제고 다시 한번 다뤄봐야할 '젊은 남자'(15세 관람가)는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프라임비디오, 쿠팡플레이 등에서 OTT로 리메이크 되도 국내와 해외에 충분히 어필할 수 있을만큼 속이 꽉찬 드라마다. 

현재의 이정재를 만든 작품이며, 그의 초기작과 지금의 연기변화를 가늠해 볼수 있어 보기가 즐겁다. 다소 거친 표현의 영상도 이정재의 원톱 열연으로 모든걸 상쇄한다.

한편 2050세대가 이 영화를 본다면 지루하거나 올드하다는 느낌을 받지 않을듯 싶다. 그만큼 세련됐고, 파격적이다. 

12일 개봉하는 '젊은 남자', 다양한 영감과 추억을 안겨줄 이 작품은 사실 많은 상영관에 걸릴 가능성이 적다. 그럼에도 관객들에게 보다 더 많은 Refresh한 느낌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모바일에서 기사보기